샹그릴라香格里拉의 바로 옆

James Jilton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무대는 香格里拉(Shangri-La)다. 香格里拉는 원래는 장족언어의 한 갈래인 방언에서 온 것이라 한다. 현지 장족의 마음 속에 “香格里拉”는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는 의미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이상적인 생활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릉도원이라든가 모든 이상향은 자연의 풍광보다는 거기에 사는 사람, 아니 그 보다는 자기 자신의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잃어버린 지평선에 갇혀버린 서구사람들은 무료하고도 지루한 불로의 시간을 지내기 보다 거기를 벗어나고자 한다.

속세의 물들은 나 또한 스스로 그러함이라는 자연에 습합되기 보다는 자연과 인위의 중간, 아니면 자연과 인위가 뒤섞여 있는 그런 곳으로 떠나고 싶은 지도 모른다.

운남성의 중디엔(中甸)은 ‘지엔탕(建塘)’이라고도 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난 땅’이라는 뜻이다. 그곳의 민요에 “아침 태양이 따뜻하게 내려쬐는 곳은 동방의 지엔탕(建塘)이요, 사람들이 참으로 뛰어난 곳은 강 가의 샹그리라(香格里拉)네.”

이 중띠엔을 지나 호도협이라는 기나긴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리쟝(麗江)이다.

산수가 사람들의 생활 속을 관통하는 곳이 바로 리쟝이다. 문과 창 밖이 그냥 물이고, 고개를 돌리면 천년설(만년설보다는 느낌이 나은 것 같아서)을 간직한 옥룡설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자연과 인위가 천년을 두고 서로 드나드는 이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군사도시로 출발한다.

1253년 운남 대리국을 정벌하기 위하여 따옌전(大硏鎭)이라는 병영을 세웠고, 명나라 때 규모를 갖춘다. 그러나 옥룡설산의 천년설이 녹아흐르는 물과 상춘의 계절로 리장은 창과 방패의 예기는 사라지고 그냥 오래된 성읍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 곳에서 한 반년만 수로가 흐르는 옆의 방을 빌려 오후면 산보를 하고 아침이면 늦잠을 자는 세월을 보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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