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 포스트

가장 현실적인 꿈은 이럴 것이다. 그리고 계산을 해보니 다섯시간을 잔 셈이다.

그저께 사업계획을 완료하고 직원들과 늦은 저녁을 하면서 소주 두병을 갈라마셨다. 집으로 돌아오자 설사가 몰려왔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일어났을 때 몸이 부어올랐고 머리가 띵했다. 그러나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한 브리핑과 함께 저녁에는 공장 사람들과 오랜 만에 단합의 시간을 가질 겸 인천 송도의 어느 호텔로 가야만 했다.

간신히 브리핑이 끝난 후, 나는 피로감에 빠져 워크샾 내내 졸거나 함께 할 저녁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시간이 가면서 피로는 더욱 더 심해졌고, 워크샾이 끝나자 마자 피로에 들뜬 식은 땀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냥 자리에 눕고 싶었지만, 뭔가를 먹어야 했고 그것을 소화시키기 위하여 또 시간을 보냈지만, 열시 반이 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세수도 못하고 뻗어버렸다.

나는 블로그를 열었고 완성되지 않은 포스트를 보고 수정하기 시작했다. 서너줄에 불과하던 포스트는 적당한 분량으로 완성되었고 확인을 눌렀다. 그런데 화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떠오르고 포스트는 날아가버렸다. 전전긍긍 사라진 글을 찾다가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이 몇 시일까 하며 일어났다.

다섯시 오십분. 꿈 속에서 포스트를 수정하기 위하여 걸린 시간이 얼마일까를 계산해보았다. 그렇다면 결국 다섯시간 정도 밖에 못잔 것이 된다.

꿈은 순간이라고 한다. 알 수 없는 기의에서 떠올라온 기표의 거품덩어리. 그러나 심리적인 시간, 관념적으로 포기된 잠의 두시간 만큼 잠을 자지 못했다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몸은 어제보다 나아졌고 기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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