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그리고 나의 개 짜구

부제가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인 김훈의 <개>를 읽었다. 마치 내가 정말로 개가 된듯한 착각을 주는 대단한 기록이 되겠지만, 나는 이런 류의 책을 싫어한다.

싫어하는 이유

#

중편 분량의 소설을 어거지로 장편식으로 편집하여 단권을 만들어 서점에 내다파는 행위는 치졸하기 그지없다. 그런 짓거리는 시집에나 할 일이다. 물론 책을 파는 행위도 이문을 남기는 상행위라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삽화를 포함하여 230쪽의 책을 만들고 9,800원을 받아먹는 행위를 자행하면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운운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자게 책을 읽지 않는다고 힐난하는 책장사의 독선은 또 무엇인가? 전에 이윤기씨가 번역한 <푸코의 추> 초판은 두권짜리였다. 그 중 한권을 잃어버림으로 해서 세권으로 둔갑한 <푸코의 추>를 몽땅 사야했으며, 단권짜리였던 <장미의 이름>은 영화를 보고 사러 갔더니 두권짜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외국 [페이퍼 백] 낱권짜리가 번역이랍시고 두권으로 둔갑하는 것은 기본이고, 세권 네권으로 번역 출간하고서 우리나라의 책이 싸다고 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작자들이 얄밉기가 그지없다.

&

나는 책을 빌려 읽지 못한다. 좋으면 그 책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읽기 때문이다. 무협소설을 빼고 거의 95%를 사서 읽는다. 그리고 모양보다는 내용을 몹시 중시한다. 그래서 하드보드(호화양장본)보다는 페이퍼 백(문고판)을 좋아한다. 첫째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싸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지참하고 좁은 지하철에서 읽기에 페이퍼 백이 편하다. 또한 좁아터진 책꽂이에 보관하기도 좋다. 그러나 이 책의 표지는 딱딱하고 들고 읽기에 불편하다. 이 몰상식한 작자들은 표지가 딱딱한 것으로 몇천원 더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상하단 세로쓰기로 활자로 인쇄된 옛날 책을 좋아한다. 길다랗게 가로쓰기로 된 요즘 책은 읽다보면 간혹 다음 줄을 놓치는 수가 있다. 요즘 책들은 옵셋으로 인쇄가 되어 간혹 글자가 들뜨거나 때론 마르지 않은 글자가 손가락 끝에 찍찍 밀려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점에서 이 개라는 책은 그 내용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개같다.

감상에 부쳐

출판업자 혹은 김훈까지 가세하여 돈독이 올라 나를 기만했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김훈의 이전 글에 비하여 다소 감동은 덜하지만 놀라운 글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론이 없다. 그러나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서 받았던 그 느낌이 글의 곳곳에 번져있어 그도 매너리즘에 빠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김훈은 늘 우리 말과 글이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일깨우고, 펄펄 끓는 물에 된장을 이개어 넣듯 말을 풀어 못견딜 정도로 구수하고 텁텁하며 얼큰한 이야기를 퍼낸다.

<칼의 노래>가 그의 어린 시절 아버지가 구술했던 황당무개한 무협지의 대필에 대한 하나의 엔티테제라면 <현의 노래>는 소리에 대한 기록이고 <개>는 바로 냄새에 대한 기록이다. 김훈은 <개>를 통하여 이 땅에 널린 냄새에 대한 풍경화를 그려냈다.

개에 대한 추억 — 짜구

어린 시절 개가 많았다. 정말로 개같이 음식찌꺼기를 받아먹고 방으로 올라왔다가는 걷어차여 캐갱거리는 순잡종에다 똥개들을 키웠다. 대충은 해피나 쫑 또는 독구(Dog)라는 이름의, 스피치가 길 거리에서 아무 개와 흘레를 붙어 나온 잡종, 흰털에 갈색 또는 노란털이 보푸라기처럼 나서 물만 끼얹으면 삼분지 일로 축소되어 볼품이 없는, 흔해빠져 요즘은 볼 수도 없고 당시에는 보신탕을 해도 먹을 것조차 없는 그런 똥개, 자존심도 없어서 거지고 도둑놈 가릴 것 없이 꼬랑댕이를 흔들어대 개꼴조차 못하는 놈들. 그러나 나는 놈들에게 밥을 주는 일을 좋아했다. 놈들은 찌그러진 양푼에 식은 밥과 김치국물과 생선뼈, 때로는 고기국물을 섞어 부어주면, 조금 전 나의 바지 가랭이를 싸고 팔짝거리며 돌던 것을 뚝 그치고, 눈의 반쯤은 내가 밥을 빼앗아 먹는 것이 아닌가하는 표정, 반쯤은 자신이 개값도 제대로 못하면서 밥을 얻어 쳐먹고 있다는 비참한 눈길로 밥그릇이 아닌 어디엔가를 초점없이 바라보면서 짜작짜작 쿨쩍쿨쩍 밥을 먹었다. 대가리를 양푼에 쳐박고 밥을 쳐먹는 그 모습은 늘 개들의 나날들이 서글프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들은 쉽사리 죽어갔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호랭이띠라서 아버지의 기에 눌려서 쉽게 죽어간다고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개들은 쥐약을 먹고 죽어가기도 했고 골목을 벗어나 영영 돌아오지 않거나 했다. 그리고 나는 놈들을 더 이상 아쉬워하지 않았다. 간혹 찬밥이 남으면 먹일 개가 없다는 것을 상기하곤 했다.

내가 키운 개 중 똥개가 아니였던 개는 딱 한마리였다. 놈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놈을 <짜구>라고 불렀다. 놈은 진도에서 올라온 순종 진돗개 백구 숫놈이었다. 새끼 때는 구들목에 목과 턱을 붙이고 늘 자기만 했다. 어느 정도 크고 나서 놈을 <해피>라는 늙은 스피치 옆에 놓고 길렀다. <해피>라는 스피치는 너무 착하여 <짜구>를 잘 돌보았다. 합정동의 집 주위로는 참새들이 많아서 일요일이면 참새가 짹짹대는 소리에 잠을 깰 지경이었는 데, <해피>도 참새들의 분탕질이 싫었는 지 때론 날아다니는 참새를 입으로 잡아 마당에 가만히 놓아두곤 했다. 나는 졸도한 참새를 햇볕이 잘드는 담벼락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면 참새는 졸도에서 깨어나 다시 날아가곤 했다. 그러나 <짜구>가 할 줄 아는 일이라곤 쳐먹는 일 뿐이었다. 놈은 어렸을 적에도 충분한 밥을 주었지만 꼴딱꼴딱 숨넘어가게 쳐먹고는 <해피>의 밥을 빼앗아 먹었다. 그러나 <해피>는 늙어서 그런지 밥을 잘 먹지 않았다. <해피>가 밥을 <짜구>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우리는 커다란 세수대야에 <짜구>의 밥을 넉넉히 주었다. 놈은 스텐 세수대야를 크릉크릉 밀어가며 밥을 먹고는 또 <해피>의 밥그릇에 달려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리라곤 지르지 않던 <짜구>의 깨갱소리가 들렸고, 내가 밖으로 나섰을 때는 놈의 눈 가 하얀털 위로 피가 번지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순한 <해피>가 매일 자신의 일용할 양식을 탐하는 <짜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짜구>의 얼굴을 물어 뜯었던 것이다. <짜구>의 피나는 곳을 들쳐보니 가죽의 일부분이 찢어져 버렸고 허연 살 속에서 솟아오른 피가 가죽 사이를 빠져나와 놈의 하얀털을 적시고 있었다. 가축병원으로 데려가 상처를 꼬매주려던 나에게 식구들은 그 미운 놈에게 가축병원이 뭔말이냐며 소독약이나 바르고 하면 낫는다고 했다. 소독을 하고 연고를 바르자 가죽은 다시 붙었고 놈은 다시 악착같이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놈은 그만 짜구가 나고 말았다.

놈은 일년이 지났어도 다른 진도개처럼 다리가 길어지지 않았고 대신 굵어지기만 했으며, 다리와 다리 사이는 자꾸 벌어지기만 했다. 여느 진도개의 키보다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놈은 한번도 뛰어보지 못했고, 아무리 급해도 신나도 어기적거리며 걸을 뿐 이었다. 놈의 몸은 핫도그처럼 가슴과 허리의 굵기가 가지런했고 뼈가 잡히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양동이에 밥을 해서 먹였다. 놈은 양동이의 주둥이를 발로 눌러 밥이 쏟아지게 해놓고 시멘바닥에 흐트러진 밥을 게걸지게 핥아먹은 후 몸통의 반쯤을 양동이 쳐박고 개밥 국물의 마지막까지 악착같이 핥아먹은 후 양동이에서 대가리와 몸통을 빼내질 못하여 낑낑대곤 했다.

하지만 나는 놈이 좋았다. 이상하게도 놈을 보면 정말 개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짤막한 털과 손가락 끝에 미끄러지지 않는 송곳니, 자유분방한 눈동자, 이것들이 좋았다. 놈의 털에서는 스피치나 털이 긴 개들이 갖는 먼지냄새와 개비린내가 적었다. 그리고 놈의 다리는 짤막했지만 굵고 튼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짜구>가 큰 일을 해냈다.

집 앞에는 꽤 넓은 공터가 있었는 데, <해피>가 공터에서 놀다가 그만 세퍼트에게 물려 캐갱캐갱 마당으로 뛰쳐들어왔고, <짜구>가 그 짧은 다리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터로 뒤뚱뒤뚱 나갔다.

세퍼트는 자신의 키에 삼분지 일도 안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짜구>가 자신을 향하여 오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혀 방심을 했을 것이다. 그 사이 <짜구>는 놈의 다리 사이를 파고 들어 세퍼트의 한쪽다리를 물어버렸고 세퍼트는 깨갱깨갱 처절한 신음소리와 함께 공터에서 무너져 버렸다. 그러나 미늘과 같은 <짜구>의 송곳니는 세퍼트의 뒷다리 깊숙히 스며들었다. 한참동안 신음을 지르던 세퍼드는 간신히 <짜구>의 송곳니로 부터 다리를 빼내 줄행랑을 놓았다고 한다.

그 후 <짜구>와 <해피>는 서로의 앞발 위에 상대의 목을 올려놓고 사이좋게 지냈으며, <해피>가 공터에서 놀 때 <짜구>는 대문의 디딤돌에 쪼그리고 앉아 노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보무도 당당하게 공터를 가로지르던 세퍼트는 주인이 끌어도 꼬랑지를 사타구니 사이로 감추고 공터 맞은편 담을 타고 가다가 직각으로 꺽어 자기 집으로 가곤 했다.

방과 후에 집으로 돌아가면 공터에선 <해피>가 달려왔고 <짜구>는 늘 뒤뚱뛰뜽 오는 듯 마는 듯 나를 마중나왔다.

그 해 가을 쯤 집으로 돌아오니 <짜구>가 없었다. 낮에 잠시 나간 <짜구>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짜구>는 한번도 공터를 넘어가 본 적이 없었다. 놈에게는 뛰는 것은 고사하고 걷는다는 것조차도 힘들었기 때문에 늘 공터도 절반만큼 가다가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놈은 분명 넝마주이들의 싸리로 만든 망태기 속에 든 벽돌에 맞아 죽었을 것이며, 변두리의 어느 산능성이에서 털이 타는 노린내를 풍기면서 개고기로 구워지고 있을 것임을 알았다. 나는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짜구야! 짜구야!>하고 외쳤지만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짜구>가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이 시작할 즈음에 <해피>는 늙어선지 아니면 외로워서 인지 그만 죽어버렸다. 그리고 난 후 또 개를 기르긴 했지만 더 이상 기억나지는 않는다.

참고>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1 thought on “<개> 그리고 나의 개 짜구

  1. 라마 09.05.08. 21:29
    위에서 싫어하는 이유를 만드는 주범은 출판업자들입죠. 그런 업자들을 탓하면 그들은 또 독자들의 독서습관을 핑계로 댑지요. 글자가 빽빽한 두꺼운 책은 독자들이 읽지 않는다는 이유입죠. 하여간, 여인님의 싫어하는 이유들에 라마도 극구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 번 출간되었던 책은 헌책방을 순례하여 구하기도 합지요. 그리고, 크카카카, “짜구” 이야기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울러,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심리적 이상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은 라마의 괴상을 언제나 자극합니다요^^
    ┗ 旅인 09.05.10. 19:05
    예전처럼 값싼 문고판이 많았으면 합니다. 사람 외에도 살아가는 것들은 모두 살아가기 위해서 외상의 끔찍한 충격을 더 이상 받고 싶지는 않겠지요?

    러시아황녀 09.05.08. 19:56
    역시 출판업자 이야기 중 하나. 외국에서 성공한 소설 내용을 비슷하게 기획. 문장력 생생한 신인 작가군에게 주문 생산 (스토리는 작가자신들의 것) 고료 이백만원에 판권까지 다 사겠다는…그래서 말로만 듣던 방송극에 쌔끼작가 대필작가가 사실이더군요.. 짜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旅인 09.05.10. 19:25
    표절해서 만든 < 일본은 없다>라는 책으로 국회의원이 되서, 아직도 자기 책이라고 빡빡 우기는 사람도 있는 판국에 이백만원 주고 주문생산 정도 쯤이야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하지만 < 일본은 없다>라는 책의 내용 또한 수준과 상식 이하의 독설에 불과하니…

    유리알 유희 09.05.09. 13:33
    저도 책을 구입해서 읽어야 편합니다. 맘대로 밑줄을 그으야 좋거든요. 그리고 양장본은 무엇보다 읽기가 불편해서 싫고요. 칼의 노래, 현의 노래, 까지 읽고 자전거 기행까지 읽었는데 그 다음엔 그의 책을 별로 사지 않게 되는군요. 하지만 여인님의소개한 개, 짜구는 궁금해 집니다. ㅎㅎ
    ┗ 旅인 09.05.10. 19:26
    사실 그의 < 개>는 제가 느끼기에는 별로지만, 남한산성은 전작을 넘어서는 바가 있습니다.

    다리우스 09.05.09. 17:32
    짜구의 감동스런 이야기에 한표 여인님의 이 글의 전체적인 구조에 두 표, 그리고 출판업자들의 장사에 엘로우 카드 한표 ㅜㅜ
    ┗ 旅인 09.05.10. 19:28
    감사하는 한편, 그 작자들이라도 없으면 한국에 책이라도 있겠습니까??? 그러니 구구로 비싼 돈 주고 책을 살 밖에요.
    ┗ 다리우스 09.05.10. 22:16
    그렇겠죠, 대중에 편승하지 않는 출판사는 망할테니까,,,ㅜㅜ

    더불어숲 09.05.09. 19:45
    나도 여인님과 비슷한 경험이 많네요. 내가 어릴 때 키우던 똥개 이름은 쭉쭉이였어요. 어차피 출판사 사장은 좋은 말로 경영자. 결국 장사치들~~~
    ┗ 旅인 09.05.10. 19:28
    장사치들도 양심을 쪼매는 가져야 할텐데…휘유~!

    산골아이 09.05.10. 07:06
    짜구. 해피, 누렁이, 검둥이, 독구… 키우던 개들이 보신탕이 되던 운명. 복중에 주인네 식구의 보양식이 된 그 많은 개들의 영혼. 같이 뒹굴고 뛰어놀던 똥개가 어느날 다리가 묶인 채 죽임을 당하는 걸 보고서는 개장국을 먹지 안았어요. 그런데 개는 주인을 닮아간다고 하더군요. 우리 할머니가 키우던 개들은 사자같이 우람하고 사나웠어요. 누군가 우리 산을 밟고 오는 낌새를 느끼면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며 뛰어갔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키우는 개들은 순해터지거나 시름시름 앓다 죽어버렸어요. 내 친구였던 개들을 소설로 부활시킬 날들이 오겠죠. 여인님, 짜구 이야기에 감동했습니다.
    ┗ 旅인 09.05.10. 19:34
    왜 보신/보양에 왜 그토록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개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타인의 취향을, 자신의 취향으로 끌어들이여야만 직성이 풀리는 유대감에는 반대합니다. 게다가 이 보신탕의 재료(죽은 개)에 대한 문제는 아마 광우병 소의 문제에 못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산골아이님의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라비에벨 09.05.10. 21:25
    출판과 관련하여 그런 일들이 있군요ㅠ 짜구의 카리스마 인상적입니다.^^
    ┗ 旅인 09.05.11. 10:33
    그 카리스마가 넘마주의들의 배 속으로…

    엘프 09.05.16. 23:12
    저의 개였던 개도 생각해봅니다. 짜부나다는 말을 들어봤는데 짜구(자귀^^)의 잘못이었나봐요. 아~ 저는 와구와구 먹는 개답고 퉁실한 개가 이쁘드라구요. 촉촉한 까만코와 새카만 발바닥을 몇 번 깨물어 먹을 뻔도 했었네요. 지금쯤은 구데기와 땅 속의 박테리아들이 앙상한 흰 뼈만 남겨놨을 저의 오랜 친구를 생각해봅니다.^^
    ┗ 旅인 09.05.16. 23:32
    사전에는… 짜그라지다, 짜부라지다 둘다 있네요. 그런데 뜻은 찌그러지다 인 듯 합니다. 그러니 둘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개들의 생명은 짧아 함께 오래 지내질 못하니 늘 아쉽지요?

    집시바이올린 09.05.17. 13:34
    아~ 이 글을 지난번에 읽다가 말았는데 이제야 여유로워 한숨돌리며 읽습니다. 우리의 짜구가 왠지 가슴에 발길질을 하며 깊숙이 파고듭니다. 어릴적 집에서 기르던 개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며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개털이 바람에 날려 내 옷에 묻을까봐 가까이 하는 걸 기피했는데 어느날 외출을 마치고 집에 와도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며 컹컹 짖어대던 그녀석이 보이질 않아서…골목마다 기웃거리며 이름 불러봐도 돌아오는 건 하염없는 메아리뿐이었죠 같이 잇을땐 몰랐는데 없어지고나니 불어오는 바람에 왜 그리 뒷목덜미가 서늘하던지요 그때 알싸하게 나를 적셔오던 축축한 날이 되살아납니다
    ┗ 旅인 09.05.17. 15:59
    집시님 오랫 만에 뵙습니다. 개란 놈은 어찌되었든 한솥밥을 먹는 존재라 그런 지 날이 추워지면 개집이 춥지 않을까 걱정되고 꼬랑댕이를 흔들어대며 나를 반기면 해준 것도 없는데 주인이랍시고 그런 놈들이 사람이 못되어 개가 된 것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요즘 귀족같은 개들을 보면 예전의 그 똥개들이 생각나 괜히 짜증이 나고 그럽니다. 삼중당 문고하니까 그 삼중당 문고로 불란서 문학은 대충 다 떼웠었는데… 세로 쓰기 길이가 너무 길어서 읽기는 좀 불편했지요?
    ┗ 집시바이올린 09.05.19. 05:20
    아니에요 외려, 소설방에 올린 글들은 옆으로도 퍼지고 밑으로도 하염없이 길어서 많이 읽지 못하여 올리신 분들에게 죄송할 때가 많아요 그걸 쓰느라고 여러날 밤샘 하셨을텐데 ….아닌가…. ㅜ …..레테에 들어와 있는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긴 글은 못 읽을 때가 많거든요 언제 짬을 내서 읽어야 할텐데….^^ ……여인님이 올린 글은 간간이 이미지가 독특한 것들 글과 잘 어우러져서 더 보기 좋은 것 같아요
    ┗ 旅인 09.05.19. 08:13
    밤새 쓰는 고통도 있지만 누군가 읽을 것을 기대하며 올리는 기쁨도 있으니… 크게 보면 결코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지요. 그러니 괘념치 마시고…^^

    truth 09.05.17. 18:35
    #&@감상에 부쳐..여기까진 그나마 동의 공감 다 했는데…..짜구이야기에선 이럴듯하여 피했던글인데..ㅜ 하며 눈물찍습니다..잘 읽었습니다 여인님.
    ┗ 旅인 09.05.18. 00:31
    저도 괜히 놈들이 그리워집니다. 머리를 쓰다듬을 놈들이 눈을 지그시 감고 낮은 숨소리를 뱉아내는 것하며, 다리의 바지자락 사이를 뱅글뱅글 돌며 폴짝거리며 뛰어놀던 놈들.
    ┗ truth 09.05.19. 01:36
    오늘 우연히 산책중 짜구같은 강아지를 보았습니다. 저 한번도 그녀석 본적없는데 왠지 짜구가 보여지고..ㅜ
    ┗ 旅인 09.05.19. 08:14
    아이구! 저 땜에 신경쓸 놈이 하나 더 는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 truth 09.05.19. 09:13
    ^^그래두요…네 걱정 안하실만큼만 가끔 그리워할께요..강아지들이 참..그런거 있거던요..굳모닝 여인님^^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