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대한 생각-5

원순씨가 돌아가셨다. 자살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의 부음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겹쳐지면서 “왜 그렇게 돌아가신 것일까”하고 물어보지만, 죽음의 이유는 그저 아득할 뿐이다.

의문에 대한 답 대신 “지도층에게는 죄를 묻지 말고, 서민은 반드시 품위를 챙길 필요없다”(刑不上大夫 禮不下庶人 : 禮記 曲禮)는 말이 떠올랐다.

맹자는 “지도자가 의롭지 못하고, 아래 것들은 죄를 마구 저지르고 있는데, 나라가 망하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다”(君子犯義 小人犯刑 國之所存者幸也 : 離婁上)고 말한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박원순 시장의 죽음은 지도층에게 죄를 묻지 말라(刑不上大夫)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공자는 제자 염유(冉有)에게 “… 대죄를 지었을 때도 임금이 형벌로 그를 죽이지 않는다. 본인이 북쪽을 향하여 두 번 절하고 꿇어 앉아서 자결하여야 한다”(공자가어 중)고 한다.

죄를 묻지 않는다는 것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의롭지 못하고 수치스럽다면, 배를 가르고 죽는 것이 지도자라는 것이다.

그들의 죽음을 어찌 ‘논두렁 시계’나 ‘성 추행’ 따위로 능멸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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