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읽다 00 (들어가기)

논어를 읽기로 했다. 하루에 1편씩. 학이(學而)에서 요왈(堯曰)편까지 총 20편이 되니. 늦어도 한달이면 끝나리라. 사실 도덕경과 장자는 몇차례 읽었고, 대학과 중용 또한 읽었으며, 주역은 헤아려보지는 않았으나 열번 가까이 읽고 관련서적까지 읽은 후, 왕필의 주를 구하려 하고 있는 중이나, 정작 논어와 맹자, 시, 서는 읽지 못하였다. 고전에 대한 나의 독법이 이와 같아서 꼭 앞니와 어금니가 빠진 채, 동양고전을 씹는 것과 같다.

그래서 논어를 읽기로 하고, 하루의 1편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편당 10여장에서 40여장에 이르는 논어 일편을 하루에 읽기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텍스트 상의 문제 때문이다.

내가 읽으려는 텍스트는 한글이 아니라, 원문이기 때문이다. 텍스트 문제에 대해서 굳이 말하는 이유는 한글 번역판의 질의 문제와 국내 도서의 수준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있다. 우선 중국고전은 한문만 안다고 이해가 안된다. 즉 주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서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는 해도 주자의 집주가 없이는 불가하며, 한글 번역판이 엄격한 주석을 바탕으로 번역되고 있는가에 상당한 의혹이 있다. 또 원문의 영인본의 경우 현재로는 성균관대학 대동문화연구원간과 명문당간이 있는 데, 영조대왕어제본으로 하되, 성대본은 세종조의 갑인자를 바탕으로 식자했고, 명문당본은 모르겠다. 그러나 영인 상태가 불량하여 읽기가 어렵다.

그래서 작년 12월 대만 카오슝에서 산 大孚書局印行의 四書集註(?古字版)를 바탕으로 하되, 해석은 홍콩 三聯書店의 白話論語에 의지할 생각이다. 사서집주의 판본의 권위는 영조대왕본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삼련서점은 商務印書館과 더불어 중국고전과 현대문으로 번역에 있어서 홍콩 대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양대 출판사로 국내 한글번역보다는 믿을 만하다. 이와 함께 필요하면 中華書局刊 史記의 공자세가와 중니제자열전을 참고할 생각이다.

이 모든 자료가 한문과 백화문인 만큼, 나는 번역은 않고 필요부분 만 해석하며 둑후감 식의 전개를 해나갈 생각이다.

들어가기 이전에 공자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사기 세가에 보면, 공자는 노나라 창평향 추읍(현재 산동 곡부 추성)에서 났으며, 그 조상은 송나라 사람이다. 이름하여 공방숙이며, 방숙은 백하를 낳고, 백하는 숙량흘을 낳았다. 숙량흘과 안씨녀가 야합(눈이 맞아 통정함)하여 공자를 낳았다. 尼丘(?)에 빌어 공자를 낳으니 노양공 22년생(BC551)이다. 나면서 정수리 가운데가 우묵하고 바깥이 돌출한 까닭에 이름을 丘(언덕 혹은 짱구)라 했다 한다. 자는 仲尼이며, 성은 공씨이다.라고 되어 있다. 본시 사기의 세가는 제후 집 안의 가계와 더불어 주요 사건을 기록하는 편임에도 사마천은 공자가 제후의 자리에 있는 자는 아니지만 황제에서 서민까지 육예를 배우는 자가 공자를 으뜸으로 하는 바, 지극한 성인이라고 세가에 끼워 놓고는 한마디로 쌍놈에 희한하게 생겼다고 한다. 이것이 사기의 엄밀함이다.

여기의 야합에 대하여 후대의 이야기는 공자의 아비 흘의 아내는 시씨녀인데 딸을 아홉 낳고 맹피를 낳았는 데 다리병신이어서, 할 수없이 安씨 徵在의 아비에게 구혼했고 그 아비의 명에 따라 혼인했다(공자가언)고 하면서 남자가 팔팔이 육십사세면 양도가 막히는 법(생식능력 상실)으로 혼인 나이가 이(생식가능 나이)를 넘으면 모두 야합이라고 하는 바, 흘의 나이가 육십사세가 넘었었다고 얼버무리고 있다. 그 후 세가에는

(계속 작성해 나갈 계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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