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9 21:50 : 무지개, 24분지 1의 꿈


동막골에 오면 마이 좋아


좋은 영화라는 말은 막연하다. 그 말은 잘 찍은 영화일수도 있고, 정말 좋은 영화일수도 있다. 그동안 잘 찍은 영화, 시나리오 좋고, 화면 발 좋고,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는 많았다. 그러나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이 모든 것을 포괄하면서도 착한 영화는 <웰컴투 동막골> 뿐이다. 그러니까 정말 좋은 영화다. 게다가 쉽다. 너무 쉬워서 몸 속으로 스며드는 듯하고, 보면 행복해진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바로는 남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것이 당위라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여태까지 아무런 모순도, 불편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동막골 사람들을 좁은 평상 위에 올려 세우고, 남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그것이 지극히 몰상식하면서도 서글픈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기에서 나의 사고가 허무한 것들에 의하여 그동안 얼마나 비틀어져 있었던 가를 알았다. 그러니까 몰상식 위에 상식을 덮고 있는 셈이다. 동막골 사람들의 총과 전쟁에 대한 무지가 가장 건전한 상식임을 발견할 때, 우리가 가진 지식의 기형성 또한 알 수 있다.

論理 이전에 倫理이며, 윤리 이전에 生理(그 생리말고 사는 이치)다.

말발(논리)보다 중요한 것은 아랫도리를 가리는 것(윤리)이고, 이전에 먹고 싸는 것(생리)이 삶의 원론인 것이다. 동막골(아이들이 막 자라는 동네)이 아름다운 것은 그들의 생리가 순하여 동네가 화목하며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마저도 거기에서는 용해되고 서로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이와 같이 쉽고 감동적이며 행복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지극한 행운이다. 이런 영화가 한번 나오기란 무척 어려울 것 같다. 또 비디오와 DVD가 흥청망청하고 케이블 티브이가 24시간 영화를 쏘아대고 있는 이때에 식구들 손을 잡고 극장을 가기 또한 힘들다. 이 두 가지가 포개져야 이런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행운이 오는 것이다. 이러한 행운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더 이상 말을 더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좋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

2005/09/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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