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김훈)

김훈의 에세이집 자전거 여행은 자신이 살고 있는 이 국토에 대한 가식없는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선인의 글에서 ‘산은 하나에서 시작하여 만가지로 뻗어가고 강은 만가지가 하나로 모인다’고 했으나, 바로 그의 글이 가진 매력이 그것이다.

그의 글은 전혀 평면적이지 않다. 그의 글은 오래된 장이 가지는 숙성된 냄새가 있다.

글에 가식적이거나 수사적인 측면이 완벽하게 여과되었음에도 그의 글의 강력함은 만가지의 개울이 마지막에 하나로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정밀한 관찰과 사료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애환과 온갖 산 것들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 그의 글의 본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는 탁월한 감각으로 봄날의 대지의 풀림을 자전거 바퀴를 통하여 느끼며, 그는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그의 글의 본령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그것은 산하에 대한 애정인 것 같다. 그러나 그 애정이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이기에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이 산하와 사람들에서부터 그에게로 삼투되어 들어간 결과, 흠뻑 적신 먹감처럼 피어오르는 애정이다.

결국 그의 글에서 청국장 내음같은 절절함이 나에게 까지 흘러넘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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