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mmxix 대학교에서

현지가이드인 유로자전거나라를 따라 여행을 갔다.

우선 바이버리(Bibury)를 들렀다. 여기도 코츠월드1Cotswolds, 코츠월드란 “Wolds”강 상류의 평지 혹은 구릉지대를 뜻한다고 한다. “cod”는 1200여년전 Windrush강을 끼고 농경을 하던 Saxon족 리더를 뜻하지만, 옛 어원 중 “cot”는 양들의 울타리를 말한다고 한다. 그러니 Wolds강 상류의 구릉지대에서 양들을 치는 섹슨족이 사는 마을들이라는 의미가 되겠다. 하지만 코츠월드의 일반적인 정의는 원래 이 지역의 돌들로 지어진 집을 일컫는 것이며, 이 마을들은 魚卵狀 석회석(Oolitic Limestone)지대의 윗쪽에 위치한다고 한다.의 한 동네다. 낮은 구릉과 개울, 석회석 박편으로 쌓아올린 조그만 집들과 담, 그리고 그 돌들에 낀 이끼들, 나무들과 아이보리색 잡석이 깔린 마당과 정원, 이런 것들로 만들어진 평화라는 질감이 좋았다.

돌로 지은 바이버리의 집들

런던은 나의 첫 유럽 여행지이다. 시내의 오래된 건물들을 지은 소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서반아식 파스텔톤의 아이보리색에 비하여 약간 암석질의 검은빛이 감도는 것 같은 외벽은 정(丁) 자국같은 표면을 가공한 흔적이 없다. 시멘트와 특정의 입자를 섞어 블랜딩을 한 것이 아닌가 했다. 대영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 관공서, 모두 같은 소재였다. 그 소재가 바로 라임스톤(석회암)이었다. 이 석회암을 채굴했을 때에는 물러서 가공하기 쉽다고 한다. 채굴하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딱딱해진다고 한다. 이렇다면 최상의 건축자재가 아닐 수 없다. 묻혀 있을 때 라임스톤에 섞여 있는 생석회나, 수산화칼슘 등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반응하여 석회암으로 경화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석회암 지대를 깔고 앉아 있는 관계 상 유럽이 아시아에 비하여 석조건물이 많은 것 같다. 

바이버리를 떠나 버튼 온 더 워터(Bourton-on-the-water)로 간다. 오리의 발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얕은 개울인 윈드러시 강의 좌우로 약 3,300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 이 동네는 바이버리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컸다. 집들도, 마을의 침례교회도 컸다. 개울 위로 일곱개의 아치형 다리가 마을 양쪽을 이어주고 있다. 바이버리가 구릉지라면 여기는 평지다. 두 동네 모두 주민들이 알뜰하게 관리를 한 탓에 마을을 둘러보는 것이 쾌적하고 즐거웠다.

버튼 온 더 워터의 원드러시 강

점심으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를 먹었다. 베이컨은 너무 짜서 혀가 목구멍으로 말려 들어 갈 정도다. 하지만 다음 행선지를 생각해서 먹어두어야 했다. 식사 후 Earl Grey라는 茶를 마셨더니 입 안의 기름끼가 말끔하게 없어졌다.

옥스포드로 갔다. Oxford University가 아니라, University of Oxford라는 점이 맘에 든다.

보들레이안 도서관

옥스퍼드에는 154,600명(2017년 기준)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옥스퍼드 내에 학부생 11,930명, 대학원생 11,813명, 기타 학생 556명으로 학생수만 24,299명(2018.12월 기준)으로 서울대보다 적다.2서울대의 경우 학부생 16,451명, 대학원생 11,927명, 총 28,378명(2017.4월 기준) 옥스퍼드 내에는 38개 Colledge와 6개의 Permanent Private Hall로 구성되어 있다. University란 대학교라는 의미보다, Colledge들과 Hall들의 연합체를 뜻한다. University 직속으로는 실험실, 도서관, 강당 등의 공동시설이 있다.

옥스퍼드에서 교육을 시작한 것은 1096년이라고 한다. 파리대학에 유학한 학생들이 귀국하여 옥스퍼드에 정착하면서 도시가 형성된다. 파리대학을 모델로 처음에는 신학부, 법학부, 의학부, 인문학부가 개설된다. 칼리지는 유니버시티 칼리지가 1249년에 처음으로 세워지고, 그 후 (내가 방문한) 1263년 베일리얼 칼리지, 1264년 머튼칼리지 순으로 세워지기 시작한다.

베이리얼 칼리지의 뒤란

영국의 학제는 6–5–2–3 학제이다. 의무교육은 초등 6년이다. 중등과정이 5년이며, 2년은 후기 중등과정으로 직업교육(Further Education)과 대학준비교육(A Level)으로 구별된다. 대학학부과정은 3년 과정이 많으나 학과에 따라 수업년한이 다르다. Certificate과정은 1년, Diploma과정은 2년인 경우가 많고, 석사과정은 대부분 1년, 박사과정은 기본적으로 3년으로 운영되고 있다.

옥스포드의 학생수를 38개 칼리지로 단순하게 나누면, 칼리지마다 105명의 학부생이 매년 입학하고, 그 중 3/4에 해당하는 78명이 대학원 과정을 밟는 셈이다. 그래서 각 칼리지는 아담하면서 고색창연하다. 칼리지 안에는 Quad(Front Quad와 Garden Quad)가 있고, Chapel, 기숙사, 강당(식당) 등이 있다. Certificate과정(신입생)은 전원 기숙사 생활이다. 학비는 연간 £9,250(2017~2018년 기준, 한화 천오백만원)가 든다고 하는데, 기숙사비나 식비는 포함되는지 별도인지 모르겠다. OECD국가의 학생이 입학할 경우 영국인보다 2~3배 비싸게 받는다. 우리 아이들을 유학보낸다면 학비만 년간 3천만~5천만원이 든다. 영국 학생이라고 해도 우리 등록금에 두배다. 하지만 대학의 학문적 전통과 교수진, 칼리지와 옥스퍼드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퍼실리티와 분위기 그리고 학생들 간의 친교와 칼리지에 대한 자부심 등을 따진다면 두배 이상을 내더라도 보내고 (아니 다니고) 싶다.

베일리얼 칼리지의 강당 겸 식당

옥스퍼드 시내는 38개 칼리지와 각종 부속건물들 그리고 럭비장이나 운동시설 등이 역사와 전통 그리고 신화와 같은 것들과 얽히고 설키면서 학문적 공기를 토해내고 있다. 그 공기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 그리고 아르곤, 이산화탄소 등과 함께 미량의 책 곰팡내, 젊은 학문적 열정, 강의실과 강당의 그늘, 옥스퍼드 주변의 퍼브와 풍경들로 조성되어 있다. 미량이지만 미네랄이나 비타민처럼 학문에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공기의 성분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취업에 대한 걱정의 성분이 엄청나지 않을까 싶다. 옥스퍼드 시내로 쏟아져 들어오는 관광객들에도 불구하고 칼리지들은 수도원처럼 조용하다.

이 대학들의 가르침은 소규모 학생들간의 친교와 각 칼리지 간의 경쟁과 옥스퍼드를 둘러싼 인문학적 오랜 전통으로 인하여 학문적인 퇴적이 쌓이고 오래된 지층을 켜켜이 이루고 있다고 보인다.

옥스포드의 중심가

우리의 사학(私學)이 가족의 돈벌이는 물론 개인의 사회적 권위를 쌓는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면, 여기 옥스퍼드의 칼리지들은 돈과 신분을 가진 자들이 재산을 희사하여 이루어진 학문의 전당이다. 옥스포드에 서 있는 각 칼리지와 도서관, 그리고 강당 따위의 낡은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상아탑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다. 이런 학문적 분위기가 부럽다. 한편으로 이들의 학문적 업적과 그를 바탕으로 식민지를 경영하고, 착취하는데 쓰여졌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감상을 남게 한다.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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