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오디세이(진중권)

그냥 좋다 그냥 싫다라는 직감적인 방식과 이러저러해서 이렇게 좋다 라는 분석 비평적인 방식 중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드는 책.

사실 현대예술을 이해하기 위하여 데리다와 푸코, 소급하여 하이데거와 가다머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하긴 이해의 지평을 넓힘으로써, 아니면 해체주의에 입각한 아니면 담론의 지층에 대한 예술사조의 공시적 연관관계를 들여다 보는 것도 좋기는 할 것이다.

미학오디세이의 내용은 철학사에 대입시킨 미학이다.

생각하는 놈들(철학자)은 뭐든 그냥 놔둘 수 없는 속성을 지닌다. 그래서 불투명한 껍질을 까고 속알맹이를 들여다 보려 한다. 그러나 실체가 불투명한 껍질에 있고 알맹이는 정작없을 지도 모르는 예술에 – 이성보다는 감성 영역에 있는 것이며, 순수형식이 아닌 감성이라는 것은 이성에 의하여 콘트롤되지 아니한다는 점에서 – 생각의 메쓰를 댄다는 것은 어쩌면 이성의 폭력일지도 모른다.

진중권이란 자는 미학책을 쓰기보다는 알기 쉬운 철학사를 쓰기에 적절한 친구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미학오디세이일지도 모른다. 선사시대에서 지금까지의 여행.

사실 그의 책을 읽는다고 그림이 더 잘보이거나 더 멋있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다 그렇다는 이야기일 것이며, 타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 쯤 될 것이다.

감상을 한마디 덧붙이자면, 예술창작의 결과물을 시대의 정신사조와 결부시키려는 그의 시도와 의도가 대단한 작업이기는 하지만 이성과 감성이 共時態로써 작용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예술도 이데아(관념)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아들 놈은 자신의 학습교재인 이 책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This Post Has 4 Comments

  1. 클리티에

    미학오디세이.. 저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고마운 책이였어요.
    그저 미술작품에 대한 평론만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철학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죠.
    미학 전공자 아니여도 엄청 재밌게 읽을수 있는 교양서적이었습니다. ^^

    덧붙여, 큰 아드님이 대학생인가 봐요?
    따님이 중학생으로 알고 있어서, 나이가 많은 아드님이 계신줄 몰랐었습니다 ^^;;

    1. 旅인

      아들놈은 재수하여 지금 대학 2년이고, 딸내미는 터울이 많이 져서 고딩 1년입니다.
      저 글이 5년전 글이니 아들놈이 고딩 2년 때 저 책을 논술학원을 다니며 읽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논술학원은 어떤 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나 싶어서 읽었는데…
      제 느낌으로는 중학2년생에게 수학2의 정석을 놓고 가르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읽고 이해하겠느냐는 제 질문에 아들놈은 “잘모르겠어요.”라고 했는데, 독서가 고통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입시현실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미학오디세이는 일반인들을 예술을 통해서 철학이라는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고 우리의 척박한 인문학 속에 작은 씨를 뿌린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우격다짐의 논리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중권씨가 기획한 것이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이해였던 모양인지 모르겠으나 마그리트나 포스트 모던계열의 그림들이 많아 미적감흥을 떠나 의미만 남아있는 것들이라 미술사조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기에는 미흡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되며, 최근의 듣보잡 변희재와의 설전(대부분 듣보잡에 의한 험담으로 진중권씨는 시비를 붙을 일고의 가치도 없는 놈으로 치부하지만)과 정부의 문화정책에 반기를 들어 중앙대 교수 재임용에 탈락하는 등의 일 등, 존재 하나만으로도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클리티에

      그의 천재성과 그의 실력은 기존의 대학에 자리잡은 자들에게는 질투의 대상일 뿐이니, 그러니 그가 대학에 전임으로 갈 일은 없겠구나, 대학에 교수로 자리잡기는 불가능하겠구나..
      이런 장탄식을 하면서 읽었더랬습니다.

      그의 미학오딧세이 3권을 통해 미술사에 눈을 떴다고나 할까요..
      진포로리 땜에 파울클레, 칸딘스키, 어셔 등 현대 미술을 정말 좋아하게 됐어요…
      이 책이 미학에 대해 왜곡하고 있다고 어떤 비평가가 끄적거려놓았던데..
      그건 전문가의 영역이니 잘 모르겠고..어쨌든.. 중요한건 이 책을 통해 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런 진중권님에게 맡겼던 강의를 짜른 카이스트, 연대, 중대 책임자들은 등신인거지요. 이런 강의를 듣지 못한 그 학교 학생들도 안습입니다.

      딴지 김어준 총수 말마따나 ‘밥줄 공안 시대'(.. 너 우리 편 안들어? 그럼 밥줄을 끊어주마.)가 맞나 봅니다.

      변듣보는 관심결핍인것 같습니다. 열등감 덩어리에 대해 말해 봤자 입만 아픕니다.. -_-;;

      그리고, 정말 큰 아드님을 두고 계시네요 ^^*
      저도 남동생과 나이 터울이 좀 많이 진답니다.

      아버지뻘인 여인님과 블로그를 통해 이렇게 매번 소통할 때마다, 참 기쁘고, 감동의 물결이 잔잔하게 전해져 옵니다..

      늘 고맙습니다..

      댓글을 통해, 배우는 것들이 많아요..

    3. 旅인

      댓글을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그냥 포스트로 옮겼습니다. 해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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