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들에 대한 이야기

사회의 성에 대한 과잉섭취는 윤리적 코스트를 낮춤으로써 제한된 공급력을 상당 수준 끌어올려야 하기에 필연적으로 사회는 윤리적 불감증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성에 대한 과도한 섭취 욕구는 전통적 게마인샤프트가 해체되어 가는 순간에 이미 그 단초를 내포하고 있었다. 육이오와 새마을운동을 통하여 전통적 마을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산업사회라는 게젤샤프트 속에 반강제적으로 편입되었으며, 거기에는 이웃과 윤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과 탐욕 만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완행열차가 도달하는 용산역에 내린 시골처녀가 길을 건너지 않고 버스를 타면 구로동이요, 길을 건너 타면 오팔팔 아니면 미아리라는 이 도시의 교활한 시스템은, 산업사회가 기초하고 있는 풍성한 노동력과 값싼 성을 양면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형성했던 것이다.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에서 여성공유제를 주창하였다. 사실 상 공산주의가 실질적인 타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여성공유제를 통하여 성의 사적 소유가 차단되고 자식과의 혈연고리가 단절될 때, 자본주의가 기반으로 하는 민법(소유와 혈족에 관한 법률)이 사라지게 되고, 용익의 개념이 실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레비스트로쓰는 원시종족의 혼인관계의 연구를 통해서 근친상간과 같은 불륜이 결코 윤리, 도덕적인 기제에서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성이 타 종족과의 교환의 수단일 뿐이라고 보았다. 성의 교환을 통하여 종족의 생존과 번영이 담보될 수 있기에, 한 종족의 성의 공급을 차단하는 근친상간과 같은 것이 사회적 악으로 작용했을 뿐이다. 결국 원시종족은 성의 결핍과 과잉을 고도의 함수관계를 갖는 친족체제를 형성함으로써 균제된 사회를 이룩했으며, 균제된 친족체계는 모순이 없기에 차가운 사회를 형성하고 발전을 가로 막았다고 보았다. 서구와 같은 문명은 결국 성적 교환에 있어 과잉과 결핍의 문제에 직면해 왔으며, 이런 모순 속에서 도착증적 사회 문제를 내포한 채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보인다. 성매매에 관한 특별법은 이 타락하고 불륜으로 점철된 사회에 뜨거운 화두로 다가왔다. 매춘이라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합법적이거나 도덕적일 수 없기에, 성의 왜곡된 교환은 변형된 문법구조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고대 이집트의 사원의 여사제는 신도들에게 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원에 봉헌하였으며, 바알교에서는 처녀가 자신의 초혈을 신전에 바쳐야만 여자로서의 성숙을 얻고 혼인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성을 신전에 바침(매춘)으로써 종교적 의무를 다한다는 왜곡된 교환행위는 분명 해석은 달라도 시주나 연보 돈을 바치는 행위와 등가적인 유비를 이룬다. 양동, 종삼, 오팔팔, 미아리, 용주골, 완월동… 등은 집창촌이다. 그리고 매춘이란 인류의 역사 상 가장 오래된 3차 서비스 산업이며, 육체적인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 서비스는 사악하다고 규정되는 육신에 의하여 소모된다. 과거 양동과 종삼이 무너지자 ,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던 이발소가 저급 서비스를 흡수하고, 룸싸롱이 고가의 서비스를 흡수하면서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맞춰왔으며, 사회적 성의 과잉과 결핍을 조절하는 시장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질이 저하되던지, 아니면 상당한 고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매춘의 기대수익이 수호해야 할 윤리적 가치보다 높게 형성되고, 여대생, 아줌마, 직장인 할 것 없이 이 세계에 뛰어드는 문제점을 제공했고, 결국 사회의 기저를 이루는 가정의 파괴로 이어져 왔다. 따라서 문제는 특별법은 성매매에 대한 근원적 차단이 아니라, 유구한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산업과 그 산업이 존재하고 있는 시장, 즉 집창촌을 어떻게 관리하고 과잉과 잉여의 문제를 원활히 해소하느냐에 대하여 초점이 맞추어 졌어야 했다.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면서 문화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성 모럴은 더 이상 존재 의미를 갖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것은 쾌락과 사랑이라는 이중적인 면에서 자기조절해 나가야 몹시도 개인적이고 은밀한 문제가 되었다.

성매매 특별법이 발효되고 난 후 TV에 방영되는 나쁜 남자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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