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에 대한 요약

지난 한 주는 정말로 힘들었다. 치통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쌓인 채 미궁 속으로 빠져들기만 했다. 그리고 갖은 약속들로 새벽부터 일어나 여기저기를 떠다녔다. 그 와중에도 출장 길에서 맞이할 수 있는 짜투리 시간 탓에 The Da Vinci Code를 다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번역본을 읽으려 했지만 2권만 번역된 채 다음권은 10월에 번역된다고 하여 영문판을 사게 되었고, 페이퍼 백이 없는 관계 상 하드보드를 사게 되었는 데 금액도 금액이려니와 책이 커서 가지고 다니기에 불편했다.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그러나 여기저기 등장하는 불어와 고난도의 영어단어는 나의 영어실력을 조롱하였다. 나는 인간이 지닌 능력, 感을 이용하여 난관을 돌파해 나갔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 또한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와 같이 이야기의 골조가 마이클 베이젼트, 리차드 리, 핸리 링컨의 공저인 <성혈과 성배>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책 내용 중 상당부분은 내 블로그의 어관제에 써 놓은 것(콘스탄티누스 1세와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과 일치하는 정도가 아니라, 소설 속의 일부를 정리해 올려놓은 듯한 인상마저 풍길 정도다.

실상 나는 음모이론(미신 또는 루머)에 대한 관심이 많은 반면, 그다지 믿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음모의 경우 그 실상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나하고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예수가 죽지 않고 자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현대의 기독교에 얼마나 타격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 계산된 바가 없다. 또한 기독교가 어떠한 타격을 받더라도 나로서는 정말 아돈케어어바웃잇.

제목이 다빈치코드라고 하더라도 다빈치하고 그다지 관계없는 소설이다.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처럼 하루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기록한 소설이다.

암호해독과정을 통하여 줄거리를 설명하면, 루브르박물관의 규레이터이자, 시온수도회(Priory of Sion) 단원인 소니에르(성혈과 성배에 나오는 렌느드 샤토의 소니에르와 이름이 같다)가 암살을 당하여 죽어가면서 손녀 소피를 위하여 쓴 메모는 다음과 같다.

13-3-2-21-1-1-8-5
Draconian devil!
Oh, lame Saint!
(P.S. Find Robert Langdon)

여기에서 P.S는 추신이 아니라 Princess Sophie이며, 메모는 소피!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 이다. 랭던은 종교기호학자이고, 소피는 경찰의 암호해독가이다. 그들은 만나게 되고 소설의 주인공이 된다. 괄호부분은 경찰인 파슈가 지워놓은 부분이나 암호해독가인 소피가 알려준다.

Draconian devil! Oh, lame Saint! 를 분해조립을 하면, Leonardo da Vinci! The Mona Lisa!가 된다.

랭던과 소피는 박물관 모나리자의 방호유리에서 SO DARK THE CON OF MAN 이라는 암호를 찾는다. 그리고 모나리자의 건너편 ‘암굴의 성모'(Madonna of the Rocks So Dark…의 분해조립)의 액자 사이에서 어떤 열쇠를 찾는다.

열쇠의 한면에서 24 Rue Haxo 라는 주소를 찾게 되는데, 그 곳은 쥬리히 금고은행(Depository Bank of Zurich)이다.

비밀금고까지 간 그들은 열자리의 패스워드를 넣으라는 주문을 받게 된다. 결국 그들은 소니에르가 써 놓은 숫자 13-3-2-21-1-1-8-5가 패스워드가 아날까 한다. 소니에르의 손녀인 소피는 할아버지의 특성을 알고 그 숫자가 아닌 1-1-2-3-5-8-13-21(Fibanacci Sequence : 앞의 두 숫자를 더한 숫자가 다음 숫자가 됨)을 입력한다. 그리고 그들은 금고 안에서 구두상자 크기의 나무상자를 찾는다.

그 상자의 뚜껑에는 다섯잎의 장미(시온수도회의 상징)이 있다. 상자의 크기가 성배가 들어가기에 충분하여 열어보니 대리석으로 만든 테니스볼 캔 정도의 실린더가 들어있다. 그 실린더에는 다섯자의 문자다이얼이 있다. 그들이 추정하기로는 실린더 안에는 초산이 들어있어 파괴될 경우 그 안의 문서의 글씨등이 지워지도록 되어 있을 것 같다.

자세히 나무상자를 살펴보니 뚜껑에 알지 못하는 문자로 글이 요철로 희미하게 쓰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영문인 데 다빈치식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거꾸로 쓴 글자임을 알게 된다.

An ancient word of wisdom frees this scroll. . .
and helps us keep her scatter’d family whole. . .
a headstone praised by templars is the key. . .
and atbash will reveal the truth to thee.

고대의 지혜라는 단어가 이 두루마리를 드러낼 것이며. . .
흐트러진 그녀의 가족들이 온전토록 우리를 도울 것이니. . .
성당기사단이 찬미한 묘석이 바로 그 열쇠이며. . .
atbash가 그 진실을 너희에게 드러낼 것이니라.

Atbash란 고대 유대의 암호체계이다. 그리고 바포멧(Baphomet)이 성당기사단들이 찬미하던 묘석의 이교도 신이라는 것을 떠올린다. 다이얼은 다섯이나 Baphomet은 여덟자이다.그러나 히브리어의 경우 모음을 탈락시킨다. 그래서 그들은 Atbash를 이용하여 풀어나간다.

Ba P VoMeTh (히브리어의 22자 알파벳에 의거함)

Atbash의 띠의 적용
띠의 시작 → A B G D H V Z Ch T Y K
띠의 끝단 ← Th Sh R Q Tz P O S N M L

Sh V P Y A 여기에서 Sh는 S, P는 F 발음과 같으며, V는 모음 O로 대체가 가능

S O F Y A
↓← 고대 그리스의 지혜의 Spell, 소피의 이름

S O F I A

SOFIA라고 다이얼을 맞추자 하얀 대리석으로 된 실린더가 열리고 거기에서 양피지와 검은 오닉스로 만든 또 다른 실린더가 나온다. 양피지에는 쓰여있기를

In London lies a knight a Pope interred.
교황이 묻은 기사가 런던에 누워있고
His labor’s fruth a Holy wrath incurred.
그의 일의 과실은 성스러운 진노를 부르도다.
You seek the orb that ought be on his tomb.
너는 그 무덤에 있어야 할 球體를 구하니
It speaks of Rosy flesh and seeded womb.
장미빛 육신과 씨뿌려진 자궁을 이야기하리라.

그들은 기사가 묻힌 무덤을 찾게 되는 데, 그 무덤은 시온수도회의 단원이고 작위(Sir)를 받았으며 이교도이긴 했지만 교황이 장례에 참석한 아이작 뉴턴의 무덤이 있는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찾는다. 뉴턴의 무덤에는 태양계를 묘사한 무수한 구체가 있었다.

그러나 우주나 태양계보다 더 중요한 구체는 바로 원죄와 만유인력를 말하는 APPLE이다.

다이얼을 맞추자, 검은 오닉스석으로 만든 실린더 안에는 파피루스가 있고 거기에는 쓰여있으되,

The Holy Grail ‘neath ancient Roslin waits.
성배는 고대의 로즐린이 기다리는 그 아래에
The blade and chalice guarding O’er Her gates.
칼과 잔이 그녀의 문을 지키리니.

그들은 스코틀란드 에딘버그에 있는 로즐린 예배당(Rosslyn Chapel: 때로 코드의 성당이라 불림)을 찾는다. 그러나 칼과 잔은 찾지 못한다. 그러나 소피는 로즐린예배당의 교구관이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곳임을 상기하고 죽은 줄 알았던 할머니와 남동생을 찾는다. 결국 소피 그 자신이 로즐린(예수의 혈통)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의 비밀은 없다.

랭던은 칼과 잔이 어디에 있는가를 소피의 할머니에게 묻는다. 그것은 단지 △(칼)과 ▽(잔)의 상징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예배당으로 랭던을 이끌고 가 그 안을 거닌다. 바로 다윗의 별의 도안을 따라 예배당의 통로가 만들어져 있던 것이다.

소니에르의 코드의 비밀은 아무에게도 소용이 없는 소피에게만 필요한 가족의 진실일 뿐이다. 만약 예수의 혈통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비밀로서의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그리고 가족이야말로 인류의 역사에 있어 진정한 보물이며 비밀인 것이다.

다윗의 별(육망성)은 악마의 별(오망성: 바포멧)과 달리 악마를 쫓는 헥사그램이라고 하지만 모든 종교적 심볼과 상응한다.

우리가 다 아는 불교의 진언, 옴 마니 반메 훔(관세음보살본심미묘육자대명왕진언 : Om Mani Padme Hum 연꽃 속의 보석이여)은 연꽃(▽: Yoni, 여성의 성기)와 보주(△: Linga, 남근)의 결합을 통한 엑스타시(Samadhi)의 상태를 의미하듯이 모든 고대종교에서 음양의 결합은 가장 신비한 상징체계이자, 다산과 풍요, 정신의 진화를 의미할 뿐 아니라, 그것 자체가 생명이자 진실이다. 그래서 고대종교의 경향은 다산의 여신에 대한 경외가 있다. 모든 종교적 에너지는 Sex와 피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콘다 부인의 초상인 모나리자는 은비학적 혹은 삼매 상태의 미소와 양성구유의 이름(Amon L’isa)은 다윗의 별의 상승의 에너지와 하강의 에너지의 결합을 통한 궁극의 상태와 통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흥미진진하지만 한마디로 진부하며 싸구려다. 즉 메이슨류 혹은 김진명류의 값싼 흥미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암호해독(Decipher)의 예문을 소설 속에 풀어넣었을 뿐이다. 단지 이런 싸구려 킬링타임용 소설에 상당한 량의 정보를 정교하게 풀어넣을 수 있는 작가의 테크닉이 부럽다. 그리고 소설가에게 결하기 쉬운 수학적 지식과 드라마틱한 사건 구성 등은 숨막히게 페이지와 페이지를 쫓아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성혈과 성배(Holy Blood Holy Grail)이 발간된 해가 1982년으로 종교계에 물의를 일으킨 이후, 세계적인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가 까발라의 나무를 따라 장을 나누고 성혈과 성배를 저본으로 쓴 푸코의 추(Foucault’s Pendulum)가 1988년에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난독의 소설로 명성을 떨친 이후, 단 브라운은 다빈치코드를 2003년에 썼다. 이것은 정말로 아류이며, 이류이지만, 재미있고 배울 것도 있다.


Pentacle = Pentagram : 오각성(오망성)= 금성, 악마의 별(계명성: 날이 밝으면 사라지는 악마와 같은 별), 이교도의 별, Venus, Ishtar(Astarte = 바알교의 풍요의 여신), 동방의 별(Ester)로 악마의 상징인 바포멧과 관련이 있음. 이 오망성은 지구와 금성의 태양공전 주기의 차이로 인하여 지구에서 관측되는 금성의 궤적은 오각성의 형태이다. 그리고 별의 한변을 다른 한변이 자르는 점까지의 길이와 전체 변의 길이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PHI이다.

PHI : 황금분할 1.618, 파이와는 다름

Mona Lisa : AMON L’ISA(풍요의 남신 암몬과 풍요의 여신 이시스) 즉 음양의 합일

Sangreal : San Greal(Holy Grail : 성배) = Sang Real(Royal Blood : 황가)

Rose : 여신의 자궁을 뜻한다.

Roslin = Rosslyn = Line of Rose : 그리니치에서 이어지는 자오선을 뜻하겠으나, 예수의 혈통을 비유한다.

Opus Dei : 실존하는 조직임.

바티칸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역’(Opus Dei)이라는 단체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1928년 스페인의 성직자 호세 마리아 에스크리바가 설립한 이 단체는 전 세계에 8만5000여명의 회원을 가진 비밀결사 단체다. 이들의 막강한 정치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단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역’은 ‘위험한 가톨릭 마피아이자 반(反) 마르크시스트 돌격대’로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 남미의 군부 독재자들과 결탁하여 활동했다고 주장한다. 또 이 지역의 무기 거래와 연루된 의혹이 있으며, 암브로시우스 은행 사장이자 ‘하느님의 사역’ 회원인 로베르토 칼비가 1982년 영국 템스 강 다리 밑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암브로시우스 은행 스캔들’ 역시 이 단체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1급 스파이인 로버트 한센이 이 단체의 회원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5년 사망한 ‘하느님의 사역’ 창립자 에스크리바는 탄생 100주년인 올해 10월을 전후해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성인 책봉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에스크리바의 성인 책봉은 가톨릭 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시성(施聖)이 될 것이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바티칸의 고위 성직자 대부분은 이 단체와 연관되어 있다. 자연히 초보수적 성향을 띤 ‘하느님의 사역’은 그동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보수적 정책 결정의 배경이 돼왔다. 베일에 싸여 있는 이 단체가 차기 교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안윤기/ 슈투트가르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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