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으로 돌아 온 나는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출항하는 배표를 끊었다. 저녁이 되자 폭풍경보가 내려졌고 자정부터는 비가 억수로 쏟아 붙기 시작했다. 민박에 있던 사람들은 좁아터진 마당으로 몰려나왔다. 이 방 저 방 사람들이 통성명을 하고 평상 위에 엉덩이를 반쯤 올려놓은 채, 술을 나누기 시작했다. 마을의 다방이나 식당에는 할 일없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자리가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사람들은 날씨를 저주했고, 삼 일이 지나서야 포항으로 가는 배가 기적을 울렸다.
20040523 추가함
truth 09.01.02. 03:18
아..결국엔 그날수만큼은 채웟어야햇던거군요..그녀와였건 도동에 묶였건요..^^ 잘 읽었습니다.
┗ 旅인 09.01.03. 04:50
….. 포항으로 가는 배가 얼마나 지겨웠던지…. 포항에서 청송 주왕산으로 갔다가 또 폭우가 내려서 대구로 가는 길이 유실되어 가는 것을 보며, 서울로 올라갈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습니다.
유리알 유희 09.01.02. 23:32
어차피 기항지는 없군요. 배회할 거라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이런 배회라면 해 볼 만하다고, 닻을 들고 싶어집니다. 과거의 경험을 들려 주는 듯, 자연스러운 흐름속에서 메세지를 던져 주는 소설, 즐감입니다.
┗ 旅인 09.01.03. 04:48
이제 저 태하라는 곳도 도동과 저동으로 길이 뚫려 이제는 저렇게 고립된 곳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어짜피 인간에게는 지금이 있던지 아니면 과거와 미래 밖에 없으니까, 어디론가 가야겠죠?
다리우스 09.01.02. 10:10
잘 읽을게요 여인님^^
┗ 旅인 09.01.03. 04:45
예~
자유인 09.01.02. 23:37
우리는 잠시 방황하지만,마지막 살고자 하는 삶의 모습에 조금씩 다가가는..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이키루”주인공이 된듯 읽습니다.^^
┗ 旅인 09.01.03. 04:45
구로사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시나 보네요? 이키루라는 작품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보았으면서도 기억못할 수도…
라비에벨 09.01.03. 09:50
지금 삶의 공간이 태하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인님은 혼자서도 잘해요 짝짝^^
┗ 旅인 09.01.03. 21:54
여행이요?
┗ 라비에벨 09.01.05. 16:32
네^^여행… 뿐만 아니라 무슨일이든 혼자서 주도면밀하게 잘 하실듯요^^
┗ 旅인 09.01.05. 19:32
혼자 노는 것은 잘합니다. 한데 불행하게도 함께 노는 것 잘못합니다.ㅜㅜ
산골아이 09.01.12. 06:13
주인공이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궁금하지만… 에고, 눈꺼풀이 자꾸 감겨서 자고 일어나서 읽어야겠네요.
┗ 산골아이 09.01.12. 20:57
간절한 여자의 눈길을 뿌리치고 오른 길목에서 발이 묶이셨군요.
┗ 旅인 09.01.12. 22:47
그러게 말입니다. 그 좁은 도통 바닥을 며칠동안 할 일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정말 답답하더군요.
엘프 09.06.20. 17:02
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에서 왠지 웃음이 푹~ 터졌습니다.^^
┗ 旅인 09.06.23. 14:29
그땐 그랬습니다. 사랑하는게 뭐 죈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