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 경문과 번역

PrajnaSutra/picture

반야심경을 나름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조금 이단적인 번역과 반역이 되겠습니다만 이런 식으로도 번역을 해볼 수 있다고 광역이라고 했습니다. 한어원문과 반야심경 번역의 세계적인 권위자 E.Contz의 영문번역도 병치시켰으며 글 중에 어떤 부분은 제가 그냥 삽입하였습니다.(이 세상을 초월하는 지혜에 대한 말씀에 광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주(프라즈나파라미타의 미주)도 써 놓았으므로 한번 혜람하시어 질책을 아끼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왕사성의 영취산에서 비구와 보살들과 함께 머무시던 어느 날, 부처님이 깊은 명상에 드셨을 때, 깨달음을 얻은 관자재(아발로키테스바라)보살과 장로 사리푸트라(사리자) 사이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아발로키테스바라보살이 지혜의 길에 들어 자신의 존재와 의식 모두가 결국 수냐임을 깨닫고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에서 벗어났다.

“사리푸트라여! 너는 아느냐? 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이 결코 수냐(空)와 다르지 아니하며, 수냐 또한 그 다양한 현상과 다른 것이 아니다.”

“삼라만상이 바로 수냐이며 수냐는 곧 자연인 것을…. 또한 너의 모든 생각이나 느낌, 심지어는 네가 너라고 인식하는 것마저 수냐의 숨결에 잇닿아 있음을….”

“나의 사랑하는 사리푸트라여! 이것이 바로 삼라만상 속에 파동치는 수냐의 모습이다.”

“수냐타(Sunyata) – 너희가 신이라고 혹은 절대존재라고 부르는 것은 시간(不生不滅)도 그 속에 존재의 흐름(不垢不淨)도 공간(不增不減)마저 없다.”

“이런 까닭에 수냐의 세계에는 있음도, 의식의 모든 활동과 자의식, 모든 감각기관과 뇌수, 빛과 소리며 향기 – 이 모든 것을 이룰 현상세계의 변화가 없다. 보고 의식할 경계마저 무너져버렸다.”

“이러할진대 깊은 어리석음과 그로부터 벗어남, 생사를 초월하고 괴로움과 번뇌를 제거하기 위한 수행과 깨달음 또한 있을 수 없다. 지혜도, 무엇을 얻는다는 것 역시 없다.”

“이렇듯 본래 얻을 바가 하나도 없는 까닭에 보살들은 지혜의 길에 들어 마음에 걸림이 없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면 마음이 없는 것. 어찌 두려움이며 놀람이 있을 것인가. 단지 얽히고 뒤집혀진 거짓된 망상을 떠나 궁극의 세계, 니르바나에 이르를 뿐!”

“온갖 세월 속에 깨달음을 얻었고 얻을 위대한 성취자들 역시 이 가없는 지혜를 의지한 까닭에 끊임없이 일렁이는 수냐의 파동 속으로 흘러들고 드디어 지혜의 길에 돌아든다.”

“자! 이제 노래하려네. 이 노래는 신의 은총이 넘치고 빛으로 가득하리라. 이보다 더한 곡조도 비교될 노래도 없으리니….”

“이 노래는 능히 괴로움을 여의게 하며, 그 에너지가 가득차 충만하여 프라즈나파라미타의 노래일래라.”

“가자. 자 이제 가자. 이 천차만별 현상세계를 넘어…. 그 니르바나로 온갖 것 다가고 말면, 오! 깨달음이여, 이루어지이다.”

<이 노래가 끝나자 부처님께서 명상에서 깨어나셔서 관자재 보살의 말씀이 옳다 하시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비구 장로 보살들이 함께 기뻐했다고 합니다.>

(ver20090407)

1 thought on “반야심경: 경문과 번역

  1. 旅인 09.04.07. 22:01
    이 번역은 기존의 반야심경의 번역문과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번역에 따른 글과 상기의 번역이 현장역 소본 반야심경에 따른 것인 바, 대본 반야심경 등을 얼마 후 <♣생각들(팡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旅인 09.04.07. 15:06
    참고로 < >안의 글은 소본 반야심경에는 없지만 대본 반야심경에는 있는 부분을 설명을 위하여 삽입했습니다.

    산골아이 09.04.07. 19:00
    여인님 박식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의 두뇌여… 불쌍타.
    ┗ 旅인 09.04.08. 15:41
    이 경문 하나 번역하는데 삼년 이상 걸렸습니다. 그러니 너무 그러지 마시길…

    유리알 유희 09.04.07. 23:35
    덕분에 경전을 다 읽게 되는군요. 돌아서면 까먹겠지만. 참으로 대단하시고 고상하신 여인님!
    ┗ 旅인 09.04.08. 15:42
    저도 늘 까먹습니다. 이상하게 한문 반야심경은 잘 외워지는데… 이 글은 제가 번역해놓고도 외울 수가 없습니다.

    러시아황녀 09.04.07. 23:53
    이 방에 육조대사가 오신 듯 한 기운이 …
    ┗ 旅인 09.04.08. 16:13
    아무리 제가 육조스님의 사리가 안치되어 있는 쌍계사에서 여름 한철 꽁치통조림과 파전을 놓고 탁주를 먹었기로 서니 그런 기운까지야…? 이제 전에 황녀님께 말씀드렸던 숙제를 마친 것 같습니다. 대충 했다고 너무 야단치지 마시기를…
    ┗ 러시아황녀 09.04.15. 16:58
    말 한마디에도 정성을 담고 약속 하나도 허술히 못하시는 여인님의 품성이 귀하게 보입니다. 부디 각을 이루어 좋은 글 남기는 이름이 되시기를 빕니다..
    ┗ 旅인 09.04.15. 17:00
    고맙습니다.

    그라시아 09.04.08. 09:15
    삼라만상에 보물이군요. 읽어도 뭔 소린지 모르는 아둔한 사람이 봐도 정말 대단하십니다…가자. 자 이제 가자. 이 천차만별 현상세계를 넘어…. 그 니르바나로 온갖 것 다가고 말면, 오! 깨달음이여, 이루어지이다.” 이러다. 그라시아가 아니라 수련으로 개명한다면 어쩌죠.. ㅎㅎ
    ┗ 旅인 09.04.08. 16:15
    이 경문이 번역을 하고 나도 가물가물한 것이 진리란 늘 말(言)의 밖에서 피어나는 꽃이라 말로서는 결코 바라볼 수 없는 모양입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있어야 법문이 열릴듯 싶습니다. 합장!

    이슬 09.04.08. 15:34
    가자. 자 이제 가자. 이 천차만별 현상세계를 넘어…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旅인 09.04.08. 16:32
    잘 읽으셨다니 안심이 됩니다. 늘 불안한 번역입니다.
    ┗ 이슬 09.04.09. 06:57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저같은 중생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당. ㅎㅎ정말 잘 읽었어요.^^*
    ┗ 旅인 09.04.09. 11:10
    저도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중생입니다.^^
    ┗ 이슬 09.04.09. 18:01
    ^^*

    난 향 09.04.10. 06:53
    부처님의 말씀을 알고 싶어서 몇가지 서적을 사온 적이 ㅇ있었습니다..기억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오로지 한 말씀 ”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제자들이 이리 저리 대답했는데 부처님은 역시 부처님이라…태어남 자체가 가장 무서운 것이니라 ..하시더군요..태어남으로 배고픔 .추위.외로움…등등 …모든 것이 태어남으로 있는 것이라고..ㅎㅎ여인님의 학문에 대한 열의는 존경스럽습니다…저도 가끔 님처럼 되길 원했지만 정말이지 기억력이 따라주질 않더이다..남자들이 더 똑똑해지는 것인지 ..아님 나만 이렇게 날이 갈 수록 강도가 심해지는 것인지..알 수 없는 쓸쓸함…
    ┗ 旅인 09.04.10. 11:32
    부처님의 태어남이 가장 무섭다는 그 말씀 정말 정답이네요. 태어나 여기 지금 없다면 두려움과 기쁨이 다 어디 있을까요? 재야(아마)적인 것은 프리하고 즐겁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 난 향 09.04.10. 21:28
    윗글을 네 번 정도 읽었습니다…태어난다는 것은 가장 기쁘고도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죽은 사자보다 산개가 낫다니 살아있는게 다행이지 싶습니다..

    더불어숲 09.04.15. 00:41
    반야심경 제가 중2때 으미도 모르고 달달 외우던 경전이었어요. 그리고 고3때는 캐톨릭에 심취하고. 결혼하면서부터 아내의 강요에 기도교를 믿고, 지금은 진정한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어 가장 인간적인 문제에 대하여 사색해 봅니다. 여인님 올리신 글 늦게 잘 읽었습니다. 새로운 반야심경의 해석. 3년의 세월. 너무 존경스럽네요. 다시 어린시절의 경험을 살려 그 하나 하나의 의믜를 새겨봅니다
    ┗ 旅인 09.04.15. 16:59
    남지심 씨의 소설 우담바라의 맨 끝에 번역되어 있는 반야심경 때문에 번역을 해보자고 한 것이 그만 3년이나 걸렸네요. 하지만 부처님 가사의 끝자락도 만지지 못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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