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적인 권력

권력은 정당하지 않다. 발휘되지 않은 권력 만이 정당한 것이다. 아니면 행사할 수 있는 한계(權限)까지만 사용되어야 한다. 권력이란 본래 사악하고 추잡한 탓이다. 태고적부터 권력이란 생명을 포함하여 남의 것을 함부로 빼앗고, 성과 재산 등 아무 것이나 취하며 음란하고 사악한 것이었다.

권력이란 끝없는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낼 수 있는 힘이다. 그 결과 함부로 난잡한 짓을 벌이고,(荒淫) 말이나 행동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어긋나는 것(無道)이다. 그리하여 고대의 권력자들의 작태들을 보고 공자는 말세라고 하였고, 반정군들은 권력을 마음껏 누린 연산군을 황음무도하다고 했다.

민주사회에서 권력이란 가증스러움과 온갖 외설성으로 법과 정의의 저 쪽 구석에서 그림자처럼 도사리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 너희들이 법과 정의에서 벗어날 때, 권력으로 너의 더러운 등짝을 따갑게 채찍으로 내리쳐 껍질을 도려낼 것이며, 너의 불의한 혀를 짜를 것이며, 너의 난잡함을 피로 씻어낼 것이라는 폭력적 예언처럼, 권력은 낮은 땅 위에 엎드리고 있어야 하지, 법과 정의를 넘어서 발휘되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자는 법에 의하여 자신의 권력을 제한하고 무력화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법치이지, 시민들을 법으로 다스리자는 것이 법치는 아니다.

권력이란 칼집 안의 칼처럼, 평화 시의 무력처럼 쓸모없어야 한다. 쓸모없되, 그 쓸모없음이 서릿발같은 엄숙함이 되고, 가공할 두려움이 되어 사적인 권력과 적들의 무력으로 부터 나라와 시민들을 호위하는 것이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행사된 권력은, 권력이 어떻게 사악하고 얼마나 추잡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녀는 권력이란 국민에게서 위임받았지만, 법에 의하여 행사가 제한된 것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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