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Miserere mei, Deus/Gregorio Allegri(1582~1652)

이 노래는 시편 51편, 밧세바와 동침한 다윗이 선지자 나단이 오자, 영장을 켜며 노래한 詩다. 다윗은 명백한 자신의 죄 앞에서,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좇아 나를 긍휼히 여기시며 주의 많은 자비를 좇아 내 죄과를 도말(塗抹)”(51:1)해 달라며 노래한다. 그러면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신(聖神)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51:11)라고 애걸한다.

18세기까지만 해도 이 노래는 1년에 단 한번, 성주간(聖週間: 부활절 축일 시작 전 1주간)에, 그것도 시스티나 성당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왜 성주간에 노래한 것일까?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우리를 용서해 달라는 것인지, 인간의 죄를 대속하셨던 그리스도의 고통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악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 노래는 성당의 벽을 넘어 유럽 각처의 바실리카에서 울려퍼진다. 그 후 성주간 뿐 아니라, 망자의 진혼을 위하여 불려지게 된다.

오늘 또 이 노래는 저 남쪽바다의 어떤 목숨을 위하여 불려져야 할 것 같다.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This Post Has 4 Comments

  1. 후박나무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가
    사고를 겪은 이들을 감싸줬으면 좋겠습니다.ㅠㅠ

    1. 旅인

      기도는 아직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과 부도덕함을 용서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으면 합니다.

  2. ree얼리티

    여름 낮에 분수 소리와 함께 듣는 성가는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앉히네요.
    하루종일 올라갔다 아래로 떨어지는 분수는 더운 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싶은
    사람들이 이기심인지,발명품인지 분수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종일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까 생각하게 하는 선율입니다.~~
    …불쌍히 여기소서/// 저들을

    1. 旅인

      오랜된 음악임에도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긍휼히 여겨달라는 바람, 용서해달라는 바람이 이처럼 애절할 수가 있는 것인지…?
      분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하루종일 물을 뿜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어제나 오늘 아침은 입추가 지난 탓인지 선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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