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과 나비

벚/photos

봄이 잠수함을 타고 왔다
기습처럼
나비는 승선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겨울 속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던 나는
그만 봄에 사로잡혔다

묻는다 남은 봄은 어쩌자고
이렇게 일찍 내습한 것이냐
여름을 가불하기엔 세상은 너무 덥고
벚꽃과 이미 저버린 목련에서
소쩍새가 울기까지는 머얼다
아주

그리고 여기는
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비닐조각으로
뒤덮어야 할 변두리
봄으로 여기를 채워버리고 난 후
남은 봄은 가난으로
근근히 채울 것이고
그 이후는 수치이니
다음에는 아무 것도 없으리라는 불길한 예감

나비는 승선하지 않았다는
여기는 4월

7 thoughts on “잠수함과 나비

  1. 그러고보니 너무 일찍 와버린 봄에,
    여름마저 일찍 와버릴까 걱정도 되네요.~.~

    점점 짧아지는 봄과 가을…
    아쉬운 마음과 우려스러운 마음이 듭니다.ㅠ

    1. 봄이 길다보니 꽃가루가 많아지고 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한다는…

      봄과 가을은 이제 그냥 두계절 사이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긴팔과 반팔 셔츠 사이에 낀 계절

  2. 조계산을 다녀왔습니다.
    선암사에서 1박, 굴목재를 넘어 송광사에서 1박하고 오늘 돌아왔어요.
    생각 할것들이 많아 산사를 찾았지만 결국 고민거리들을 버려야 한다는 걸 배우고 왔습니다.
    송광사에서 시골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은 벚꽃들이 지붕을 만들고 있더군요.
    이번 여행을 떠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선암사는 해우소가 멋지다고 하던데요. 다녀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급한 일을 보러 갔다가 근심을 풀어놓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가한 시골버스를 타고 오다보니 벚꽃이 그리 핀 것을 보실 수 있었겠지요. 바쁘신 중에 짬을 내어 좋은 시간을 보내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3. 나비가 없는 봄이 었네요.~~
    미쳐 깨닫지 못했었습니다. 봄과 나비는 늘 함께 했으므로
    어떤 변화에 의해 나비가 거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비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진심으로 봄을 사랑한 나비는…
    그 나비의 존재를, 부재를 알고싶은 사람은 어디로 가면 될까요?

    1. 그러고 보니 저도 이 봄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나비의 생성과 소멸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http://www.yeeryu.com/52

      요즘 너무나 바쁘고 피곤한 탓에 블로그를 들여다보지를 못해 오늘에야 이렇게 댓글을 답니다.

    2. 이 곳의 곤충들은 사람을 낯설어 하지 않아요.
      자신들의 모습에 언제나 당당할 수 있음은 환경
      탓일 거예요.
      저희들이 도리어 가만가만 다니면서 그들을 보고 있으면
      누가 사람이고 누가 곤충인지…
      작은 나비가 한 꽃에 세 마리가 함께 앉아있는 걸
      봤어요. 비좁아 날개를 붙이고, 움직이지 않았다면
      한 마리 줄 알았을거예요.
      너무도 사이가 좋아보이는 나비들,,,
      여인님의 사라져가는 나비는 도시의 나비인가요?
      작지만 너울대는 날개짓이 예뻤던 나비들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나비가 날면 우리의 시선은 나비를 따라가죠.
      나비가 사라지면 우리의 시선은…소멸은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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