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도서관 카드를 발급받고 처음으로 도서관의 창 가에 앉아 읽은 책이다.
강남몽은 1995.06.29 17:55분 삼풍백화점 붕괴를 배경으로 하는 팩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황석영은 광복으로 부터 반세기를 얼마남겨 두지 않은 이 날의 삼풍 붕괴까지의 대한민국의 심층부를 해부함으로써 1994년 10월의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는 필지의 결과라고 웅변하는 것 같다.
삼풍백화점을 거느리고 있는 삼풍그룹의 이준 회장(소설에서는 김준)의 개인적인 성장사를 통하여 반민족친일세력이 해방 후 미군과 이승만에게 빌붙어 세력을 잡고, 부와 권력을 형성해 온 내력을 정말 소설처럼, 꿈처럼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추정할 수 있는 실명은 이렇다.
- 김 준 — 이 준(삼풍그룹 회장, 관동군 헌병보조원 출신으로 미군 첩보부에 근무하다 5·16 쿠테타 이후 중앙정보부 창설요원으로 참여. 40대에 건설업 시작)
- 김창수 — 김창룡(관동군 헌병보조원 출신으로 해방 후 방첩대장, 특무부대장을 하면서 김구선생등의 정적을 제거함으로써 이승만의 총애를 받음. 적이 많아 1956년 출근길에 피격당해 죽음)
- 이희철 — 이철희(일본육군정보학교 출신으로 중앙정보부 차장을 역임. 장영자와 결혼하여 희대의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킴)
- 이후익 — 이후락(일본군 하사출신으로 해방 후 군사영어학교 1기 졸업, 대위 임관한 후 정보관련 업무를 추진함. 후에 중앙정보부장 역임)
- 낙원그룹 원회장 — 전낙원(인천 오림포스 호텔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을 경영, 카지노의 대부)
- 강은촌 — 김태촌(서방파 두목)
- 홍양태 — 조양은(양은이파 두목)
- 그리고 기타 실명의 인물들 — 이승만, 박정희 소장 등
이 강남몽을 통하여 ‘대한민국사’와 강남불패신화와 조직폭력배들이 어떻게 정치깡패가 되는지, 그리고 재개발이라는 것이 어떻게 거기서 살던 사람을 몰아내고 성남시를 만들었고 가난한 사람의 돈이 어떤 경로로 부자들에게 이전되는지를 황석영은 담담하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