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교장에서

김구 주석께서 머물던 경교장을 방문했다. 방명록에 얼핏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다. 이름도 없이 쓰여있는 문구란 것이,

“Internet을 찾아보니 존경할만한 사람은 아니더군요”

이 시대는 놀라운 시대다. 상식도 통념도 용납되지 않는 시대, 절대적인 권위가 인터넷으로 대체되는 그런 시대이며, 김구 주석과 윤봉길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다.

경교장…
 

강북삼성병원의 입구에 있다. 하지만 뒤의 병원건물들에 짓눌려 莊(장중할 장)이라고 부르기에 남사스러울 정도다. 주석께서는 1945.11.23일 임시정부 요인들과 들어와 이 경교장에 입주한다. 그리고 1945.12.0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국무회의를 이 곳에서 개최한다. 시설은 경교장이 나을 지 몰라도, 좁고 어둡고 낡아서 가슴이 아팠던 상해임시정부 청사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경교장에서 주석 혼자만 기거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그러했듯 임정요인들과 함께 했고, 1949.06.26일 서거하신 후 빈소 또한 이곳에 차려졌다고 한다. 그 후 이 건물은 중화민국과 월남의 대사관저로 사용된다. 다행히 주석께서 거처하시던 방이 기약없는 독립을 기다리시던 상해의 주석실처럼 어둡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교장의 이층은 양옥의 내부 일부분이 일본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주석의 집무실은 다다미가 10장(5평), 침실은 4장 반(2.25평)이다. 임시정부요원이 묵던 두개의 방은 각각 12장(6평)씩 깔려있다.

주석의 집무실과 그 뒤의 좁은 침실

 

This Post Has 4 Comments

  1. 후박나무

    허걱!!
    그 분들의 존재를 몰라 인터넷을 찾아봤다는 것에 놀라고,
    그 분들이 테러리스트로 불려지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ㅠㅠ

    1. 旅인

      “임시정부는 자국의 영토를 확정하고 국민을 확보한 가운데 국제적 승인에 바탕을 둔 독립국가를 대표한 것은 아니었고 실효적 지배를 통해 국가를 운영한 적도 없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실제 출발 기점은 1948년 8월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공로는 48년 8월 정부수립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마땅하다.”

      이 글은 유인촌이 장관이던 2008.10월의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용 책자에 나온 글입니다. 광복절 대신 건국절을 주장하던 뉴라이트를 지지하는 글이지만, 대한민국 정부 부처가 홍보용 책자에 대한민국 헌법 前文을 깡그리 무시하는 짓을 자행한 증거입니다.

      이 글에는 임시정부가 독립국가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대한민국의 법통을 무시하는 만큼 임시정부의 독립투쟁은 없고 테러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논지 아래에서 교학사 한국사교과서는 집필되었기에 김구선생과 윤봉길 의사 등은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글의 파란 글씨(링크)를 누르시면 기사가 나옵니다.

      기사 중에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에서는) 민족독립운동이 연합국의 반파쇼연합전선의 하위개념이다. 우리 민족의 독립은 독립운동세력이 전취(戰取)한 것이 아니라 연합국이 ‘선물’로 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외인론(外因論)을 취할 경우, 민족독립이 미소 강대국의 승리에 힘입어서 주어진 것이기에, 독립 이후의 상황이 미소 연합국의 힘덕에 국제적으로 제약, 규정, 좌우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타율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민족해방이 전적으로 연합국에 의해 주어진 것이라는 ‘타율적 해방론’은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힘에 의한 독립운동은 절대로 불가능하였다는 입장에 따를 경우, 자주적인 힘으로 민족독립을 추구한 독립전쟁은 역량을 헤아리지 않은 무모한 투쟁이 된다. 교과서는 이러한 시각에 따라, 무장투쟁론을 배격하고 외교지상주의에 근거하여 활동을 벌인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는 유럽 신문들에 일본의 만주침략을 고발하는 글을 기고함으로써 국제연맹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관과 언론인들 간에 반(反)일본 여론을 환기하고 한국의 독립에 대한 우호적 관심을 조성하였다”(127쪽)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김구에 대해서는 “한인애국단을 조직하여 항일 테러 활동을 시작하였다”(129쪽)라 하여, 역사학계에서 의열투쟁이라 부르고 있는 이봉창과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테러리스트의 테러활동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 旅인

      이런 나라는 누구의 나라일까요? 우리나라가 아닌 저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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