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구례구-서울

화개교에서 바라본 화개천

예전에는 지금 난간이 보이는 화개교의 왼쪽, 구례 쪽은 전라남도, 오른쪽 하동 쪽은 경상남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는 화개천을 끼고 양쪽이 다 경상남도다. 언제 이리 되었을까?
전라남도는 놔두고 하필이면 경상남도가 되어버린 것일까?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는 이제 글러버렸다.
아예 구례도, 남원도, 광주도, 전라도가 아니라, 경상우도라고 하면 어떨까?
전라도가 인식 상 평가절하된 탓인지, 아니면 생활 경제권이 같은 탓에 개울 이쪽 저쪽이 하동군 화개면으로 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백두대간 및 정맥에서 산줄기를 강의 이름에서 따온다. 노년기 지형인 한반도에서 산지의 애매한 줄기 이어짐을 갈라내는 방법을 역으로 물흐름에서 찾은 탓이다. 산경표(山經表)를 지은 여암 선생의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山自分水嶺)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간과 정맥을 추출해 낸 셈이다. 그래서 대간과 정맥에 올라탄 산과 고개들은 물을 건널 수 없을 뿐 아니라, 물 또한 산과 고개를 넘을 수는 없다.

한반도의 큰 줄기인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서 마친다. 그리고 지리산에서 김해의 분산까지 낙남정맥이 남강를 가둬서 낙동강에 합류케 한다. 지리산(1917m) 앞, 섬진강 건너에 있는 백운산(1218m)은 섬진강 만 건너면 지척이지만, 물을 건너지 않고 백운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리산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북행, 덕유산 아래의 영취산에서, 마이산이 위치한 금남호남정맥으로 갈아 탄 후, 내장산, 무등산 등이 올라앉은 호남정맥을 타고 종점에 이르면 백운산이다. 이 호남정맥과 백두대간, 낙남정맥에 둘러싸여 산곡간 사이로 흐르는 강이 보성강이고 섬진강이다.

This Post Has 2 Comments

  1. 후박나무

    여인님의 여행 관련 글들을 읽으며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아는 만큼 보인다’ 인 것 같습니다.

    저 같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렸을 풍경들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과 느낌들을 건져내시는 걸 보면
    새삼스레 여인님의 내공에 머리 숙이게 되네요~^ ^

    1. 旅인

      좋게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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