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의 고달픔

‘HI-FI’ 1High Fidelity의 약자로 높은 수준의 재생음질(high-quality reproduction of sound)을 말한다. 에서 ‘PC-FI’ 2HI-FI에 대하여 PC-Fidelity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종전에는 MP3 수준의 음을 재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HI-FI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음질 수준이 더 좋다.현재 CD의 음질은 16bit-44.1khz이지만 최근 가장 정밀하게 기록되는 디지털 음원은 24bit-192khz까지 기록되고 있다. 로 옮겨타려고 하다가 그 중간 쯤 어정쩡하게 머물기로 했다. 애플에서 나오는 무선 네트워크 장비인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를 사서 PC-FI적인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를 쓰면 PC-FI 수준의 좋은 음질은 구현하지 못하지만, PC에 보관한 CD의 무손실 음원(16bit-44.1khz)을 무선으로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로 송출하고 에어포트 익스프레스와 앰프를 연결하여 듣는다는 것이다.

음질이 CDP와 대등할 뿐 아니라, 아이폰(Remote라는 아이튠즈를 조작하는 무료앱 제공)으로 공부방에 있는 맥이나 PC의 아이튠즈에 있는 곡을 선곡하면 거실에 있는 스피커로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환상적인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에어포트 익스프레스가 도착하고 나서 부터이다.

분명 IT나 무선 네트워킹이 나의 이해력의 수준을 넘어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물건이 도착하기 전부터 PDF 설명서를 읽고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를 설치한 경험이 있는 블로거들의 설치기를 읽어보았다.

애플의 설명서에는 무지하게 쉽다고 쓰여 있다. 블로거들을 보면 애플에서 무슨 약을 먹였는지 모르지만, 설치하는데 3~4일이나 걸렸음에도 애플을 비난하기는 커녕, 자신이 (IQ가) 부덕한 소치라고 하며, 자신이 이러저러한 것을 몰랐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사실은 설치가 무지하게 쉬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부심하며 갖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했다는 설치법 또한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지난 주 목요일날 물건을 받고 에이~씨를 연발해가며 토요일을 보낸 후, 일요일 꼭두새벽에 일어나 어찌저찌하다보니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설치가 되었고 작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 작동이 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설치하는데 3박4일이 걸렸는데, 애플의 홈페이지에는 “OS X Lion의 Wi-Fi 메뉴에서 AirPort Express를 선택한 후 설명을 따라하세요. 그러면 나머지는 셋업 도우미가 알아서 다 해드립니다. 커피 한 잔을 내리는 시간보다 더 빠른 시간안에 당신이 네트워크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됩니다”라고 쓰여있다. 순구라다.

설치하는데 3박4일이 걸린다면,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은 설치기사가 따라와 커피 한잔 내리는 시간에 설치를 해주는 것이 맞다. 이것이 냉장고나 TV라면 순불량품이거나, 설치안내서가 제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애플코리아’ 3전에 애플 측에서 설문을 보내왔는데 이렇게 서비스가 개판인 회사가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답변을 써서 보낸 적이 있다. 에서는 한국인인 나에게 영문설명서를 보내왔다. 어쩌자는 심산인지?

좌우지간 이러다 보니 이 놈의 IT 세상에서는 내 머리가 품질불량이란다. 이런 것을 이해하면서 살아야 한다니 세상살이가 고달프다.

그런데 애플의 제품은 그 다음에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iPhone으로 맥미니에 있는 음악을 선곡하면 스피커에서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분명 20세기가 아니라 21세기인 것은 맞는 것 같다.

This Post Has 2 Comments

  1. 마가진

    하드웨어적으로도 좋은 구성을 갖추시고 즐기시나 봅니다.
    애플은 항상 사람과 교감하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

    1. 旅인

      애플의 경우 H/W 제품을 깔끔하게 만든다는 점도 있지만, 아이튠즈라든가 iCloud, 그리고 앱 서비스 등 H/W와 외부 혹은 기기 간 연계성이 있는 S/W의 제공을 통하여 H/W의 가치를 올려가는 활동을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용하다보면 PC가 얼어버리고 하는 일들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계속 애플을 쓰게 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정말 서비스나 배달 등이 엉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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