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뻐…

출장 때문에 투표를 못했다. 그리고 바쁘다. 바쁘다라는 말은 자기 페이스대로 살지 못하고 다른 것이나 타의에 의하여 떠밀려가고 있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나도 한가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으깨어진 은행열매의 반점들이 아스팔트와 보도블럭 위로 낭자하다. 도시의 바닥은 열매가 자신을 숨기기에 각박하고 뿌리를 내리기에 너무 살벌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은행열매는 악취를 풍기며 시작도 못한 생애를 마감한다.

This Post Has 10 Comments

  1. 위소보루

    요새 많이 바쁘시나보네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말에 잠시 한국에 들어갔다 왔는데 은행이 물들었던 모습에 도쿄와는 꽤 차이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곳은 11월 중순이나 되야 지금의 서울 모습을 보여줄 거 같습니다.

    즐거운 가을 보내시길 ^^

    1. 旅인

      아직 제가 하는 일의 범위도 모르고 조직도 새로 짜졌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언제쯤인가 안정을 찾겠지요.

      일본은 아직 초가을이겠네요.

  2. 후박나무

    바쁘신가봐요~~
    힘내시공 어여 삶의 운전대를 다른것으로부터 되찾아오시길 바래욤~^^

    1. 旅인

      그러게 말입니다. 운전대를 찾아와야 할텐데 말입니다.

  3. 마가진

    역시, 타의에 의한 바쁨은 고통이고 자의에 의한 것이라면 더할나위없이 기쁜 것이겠네요.
    살아있다는 증거가 될 터이니.. ^^;

    정말 도시의 길을 블럭이 아닌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지.. 흙을 보일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1. 旅인

      도시의 바닥이 딱딱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바닥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줍는 것조차 범죄라고 하더군요.

      이제 조금 있으면 은행잎이 늦가을 햇빛 아래 하르르 질 때가 되었네요.

  4. 흰돌고래

    투표를 못하셨다니 제가 다 아쉽네요. 저도 투표권만 있었다면 꼭 투표를 하고 싶었거든요. ^^
    씨앗도 생명이라는 것이.. 여인님께서 표현한 은행열매를 보니 더욱 실감이 납니다.

    1. 旅인

      아무튼 잘 끝난 것 같습니다. 새 시장이 행정을 잘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5. firesuite

    저는 다행히도 투표를 했는데, 이 글을 보니 괜히 뿌듯하네요. ㅋㅋ

    1. 旅인

      원순씨가 하는 서울행정에 새로운 감이 있습니다. 앞으로 잘해주길 바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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