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

문득 깨어난 새벽 4시, 빗소리가 가슴 속을 파고 든다.
뒤척이다 깬다.
6시가 지난 TV에서는 교통상황을 보여준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칠 생각을 않고 오히려 빗줄기는 거세지기만 한다.
마누라를 깨워 지하철역까지만이라도 태워달라고 할까 하다가 철퍽! 하고 개울이 된 도로 위로 나선다.
매미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좀 걷다보니 굵은 빗발은 긋는데 먼 곳에서 벼락이 치는 듯, 천둥소리가 하늘 주위에서 우르릉거린다. 어둔 아침 구름 밑으로는 하얀 실내등을 밝힌 전철이 우르르 교각 위를 달린다.
전철이 뚝섬을 지나자 한양대 옆의 살곶이다리가 물에 잠겼고 중랑천이 뚝을 넘칠 듯 흐른다.
그리고 전철은 지하로 잠수한다.

20110727

This Post Has 8 Comments

  1. firesuite

    장마가 지나갔는데, 늦장마(?)가 진상이네요.
    진상에는 답이 없다는.. ;;;
    모쪼록 별 일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1. 旅인

      요즘 기상청 홈피에 자주 들어가보게 되는데, 예보가 엉망인 것처럼 일요일 반짝 후 다음주도 내내 비로 기록되어있습니다. 이러다가 햇빛 한번 못보고 가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폭염이 몰려온다니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2. 마가진

    정말 기존의 강우량등의 데이터로 구축된 재난방지시스템이 더이상 먹히지 않으리란 생각이 드는 며칠이었습니다.

    큰피해 없으셨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1. 旅인

      마가진님께서 꼭 탄천 바로 옆에 사시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분당에 별다른 소식이 없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저의 집은 비교적 완만하게 높은 곳이라 괜찮습니다.

  3. 후박나무

    별일 없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어둡고 무거운 물난리 도시풍경….
    누군가에겐 기억하기 싫은 한 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1. 旅인

      새로 이사간 집은 강에서 가깝지만 언덕 위라서 비 피해는 없습니다. 단지 집 안이 습기차고 열기 때문에 한증막에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견딜 수 없어 제습기를 사서 돌릴 정도입니다.

      빨리 날이 활짝 개었으면 싶습니다.

  4. IamHoya

    오늘도 서울 쪽엔 비가 많이 내렸다는데.. 더 이상 비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여인님께서는 별일 없으시죠? 모쪼록 이번 물폭탄이 잘 지나가주길 빕니다.

    주말은 잘 보내셨는지요?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 주도 잘 보내시길 빕니다.^^

    1. 旅인

      이번 주 일기예보도 구름과 비로 꽉 채웠네요. ㅜㅜ
      비 피해보다도 가슴 한켠에 곰팡이가 스는 것 같습니다.

      호야님 계시는 곳도 큰 피해는 없겠지요?
      아무튼 날씨가 이럴 때는 좋고 즐거운 것만 생각하고 푹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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