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의 사이, 빛과 어둠이 살을 섞는 음난한 시간이 얼마나 고독하고 아름다운 것인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그의 사진에 은빛으로 깃든 외로움은 차라리 정적 속에서 명멸한다.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을 잊어버리기 위하여, 느껴야 할 것을 느끼지 않고 단지 생각만 하기 위하여, 뚜렷하고 전일한 탓에 전혀 글로 쓸 수 없는 것들을 글로 쓰고자 했던 탓에…
육신이 흘리는 땀을 육신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막연하여 할 수 없이 구겨만든 것이 영혼일진데, 거기에는 자신으로 부터 疏外되어 죄와 고독으로 몰린 자신이 있을 뿐이다.